중국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 군사 기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도서인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에 만든 최남단 인공섬 콰테론 암초(중국명 화양자오)에 7층짜리 건물과 고주파 레이더 시설, 대형 등대 등을 건설했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베트남 일간지 타인니앤을 인용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지난달 하순 타인니앤 소속 기자가 선박을 타고 인공섬에 접근해 시설들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위성사진을 통해 중국이 콰테론 암초에 고주파 레이더 시설을 건설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번에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CSIS는 콰테론 암초의 시설에 대해 이 일대를 지나는 선박과 항공기에 대한 중국의 감시 역량이 크게 향상되는 만큼 남중국해의 군사 작전 환경을 상당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콰테론 암초 외에도 스프래틀리 군도에 건설한 나머지 6개 인공섬에도 헬리콥터 이착륙지와 부두, 벙커, 기관포 등 다양한 시설을 발빠르게 설치하고 있다. 산케이 신문 등 일본 언론은 "스프태틀리 군도 일대가 불과 1년 여만에 '산전벽해'를 방불케 한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남중국에 대한 실효 지배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호주를 방문 중인 미국 공화당의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시드니대학 미국학 센터에서 연설을 통해 중국이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불량배'(bully)처럼 행동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매케인 위원장은 "중국이 남중국해 섬들을 군사기지로 만들고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중국이 무역·투자를 활용해 이웃 국가들을 억압하며 불량배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아세안은 중국이 투자 보따리를 풀자 역내 최대 외교·안보 현안인 남중국해 이슈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필리핀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후 남중국해 분쟁 관련 최대 이해 당사국임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으로 친중 노선을 걷고 있다. 이 때문에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입김이 갈수록 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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