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7개 아랍권 국가의 단교 선언으로 지리적 고립에 빠진 카타르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카타르가 이란을 옹호하고 테러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5일(현지시간) 단교를 선언했다.
카타르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국가로, 대륙과 맞닿은 남쪽 국경마저 단교를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차단해 사실상 섬나라 신세가 됐다. 주민들은 생필품 사재기에 나섰으며, 건설자재 반입이 제한되며 2022년 예정된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도 위협받고 있다.
5일 카타르의 도하뉴스는 "사람들이 슈퍼마켓으로 달려가 물, 달걀, 쌀, 우유, 고기 등 주요 식료품을 카트에 한가득 실었다. 일부 냉장품 선반은 텅텅 비었다"며 현지 혼란상황을 전했다. 카타르 외교부가 "단교로 인해 일상생활에 피해가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 밝히는 등 각 정부부처가 진화에 나섰지만 국민들의 불안이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사우디가 차단한 육상경로에 대한 의존도가 커 벌어진 현상이다. 카타르는 풍부한 원자재를 바탕으로 많은 부를 축적했지만, 제조업·농축산업 등은 자국민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발달하지 못했다. 설탕의 경우 연간 10만t의 물량을 사우디·UAE로부터 수입해왔다. 시멘트·철강 등 건축 자재 수입도 주로 육로를 통해 이뤄졌다. 그러나 단교 직후 육상경로가 끊기며, 사우디 국경의 아부삼라출입국 검문소에는 화물을 싣고 카타르로 향하던 트럭 수백대가 줄을 늘어선 상태라고 현지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항공편 역시 비상이다. 사우디 국영 사우디아 항공을 포함해 중동 최대 항공사인 에미레이트 항공, 에티하드 항공, 플라이두바이, 알아라비아 항공(이상 UAE),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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