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 해의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가 실시한 주민투표에서 미국 주(州)로의 편입을 원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실시된 주민투표의 예비 결과에서 거의 50만 명에 가까운 유권자들이 미국 51번째 주(州) 지위 획득을 원했다.
이에 비해 7600명가량은 자유연합·독립 체제(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자치권을 얻는 형태)를, 6700명가량은 독립을 각각 선택했다.
이번 주민투표에는 총 226만 명의 유권자 가운데 23%(51만여명) 정도만 참여했다. 90% 이상이 미국 주로의 편입을 원한 것이다.
이번 주민투표는 구속력이 없는 것으로, 미국 주로의 편입을 위해서는 미국 의회 승인과 대통령의 추인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미 법무부 대변인은 "푸에르토리코 투표용지를 검토하거나 승인하지 않았다"면서 선을 그었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 4월 아예 퇴짜를 놓기도 했다. 이에 푸에르토리코는 재검토를 요구하며 투표용지를 다시 제출했으나 미 법무부는 시간을 더 필요로 한다면서 투표 연기를 요구했다.
1508년 스페인 식민지로 편입된 푸에르토리코는 1898년 미국이 스페인을 몰아낸 뒤 괌, 사이판처럼 미국 자치령으로 운영돼왔다.
주민들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지만 대통령 선거권은 없다. 연방의회에는 하원의원 1명을 선출해 파견하지만 표결권이 없으며 세제 등 내치는 주민 직선으로 선출한 주지사가 독자적으로 행사한다.
미국 주로의 편입을 원하는 이들은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날 계기로 보고 있다. 현재 푸에르토리코의 실업률은 12%에 달하고 식료품값은 미국 본토보다 22%, 공공요금은 64% 비싸다. 이런 빈곤 영향으로 지난 10년간 약 50만 명이 플로리다 등 미국 본토로 옮겨갔다.
나랏빚은 730억달러(약 83조원)에 달해 푸에르토리코 자치정부는 미국 연방대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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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위에 관한 주민투표는 1967년, 1993년, 1998년, 2012년에 이어 이번에 다섯 번째 이뤄졌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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