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만 사우디 왕세자 |
살만 사우디 국왕은 21일(현지시간) 살만 제2 왕위계승자 겸 국방장관을 제1 왕위계승자로 임명한다는 칙령을 내렸다.
살만 왕자는 국왕의 친아들로 왕위 계승서열 2위였지만 사우디 왕정을 지탱하는 군과 에너지 산업을 관장해 '실세 왕자'로 불려 왔다. 사우디의 경제·사회 정책을 주도하는 왕실 직속 경제·개발위원회의 위원장도 겸해 왔다. 해외 언론은 빈 살만 왕자가 사우디의 전권을 휘두르고 있다며 그를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이라고 불러 왔다.
기존 왕위 계승서열 1위였던 살만 국왕의 조카 모하마드 빈나예프 알사우드 내무장관은 사촌동생인 빈 살만 부왕세자의 왕세자 등극으로 인해 모든 공적 지위가 박탈됐다.
'석유 없는 시대'를 가정한 사우디 미래를 진두지휘했던 빈 살만의 왕세자 등극은 예정돼 있던 일이라는 평가다. 살만 국왕은 그동안 미국·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 면담에도 살만 왕자를 보내 힘을 실어줬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범죄 수사 및 형사 사건 전반을 다루는 수사·기소국(BIP)을 내무부에서 분리해 나예프 장관의 권한을 축소한 바 있다.
사우디의 왕세자 교체는 자국 뿐만 아니라 중동질서를 혼돈 속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 사우디는 지속적인 국제유가 하락에 석유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빈 살만 왕세자 주도 하에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사우디 왕가 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왕자와 공주만 수백명에 달하는 사우디 왕족은 석유에 기대 호의호식해 왔기 때문이다. 올해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자 빈 살만 왕세자가 언론에서 사라지고, 나예프 왕세자가 언론의 전면에 나선 것도 왕족들의 반발을 의식한 조치였다.
하지만 '구(舊) 권력'과의
[장원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