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스웨덴 스톡홀름…·
유럽 주요국 수도가 테러의 온상지로 변해 가고 있다. 극단주의 테러리스트 세력이 다수 사상자를 내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를 양성하고자 각국의 수도를 테러의 타깃으로 정조준하면서, 파리와 런던 등 주요 도시들이 잇단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오후 8시 30분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경계 중이던 무장군인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용의자를 쫓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군인들은 용의자에게 총격을 가해 즉시 제압했고, 폭발로 인한 사상자는 없었다. 테러 당시 용의자는 폭탄 벨트를 두르고 있었으며, 그의 옷에서는 전선이 나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 직전 용의자는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쳤다.
용의자가 현장에서 곧바로 사살된 까닭에 사상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유럽의 '심장부'가 또다시 테러에 노출되면서 유럽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벨기에 검찰은 이번 폭발을 "테러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큰 폭발은 아니었지만, 충격은 매우 컸다"면서 "사람들이 현장에서 달아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고 밝혔다. 폭발 직후 역에 도착했다는 한 목격자는 "사람들이 길거리를 뛰어다니며 숨을 곳을 찾고 있었다"며 "현장에서 군인들이 황급히 대피명령을 내렸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사고 직후 중앙역 인근 교통은 차단됐으며, 열차 통행도 중단됐다. 중앙역은 벨기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역 중 하나다.
이번 테러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브뤼셀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브뤼셀에서는 지난해 3월 브뤼셀 공항과 EU 본부 인근의 말벡 지하철역에서 연쇄 자살폭탄테러가 발생, 32명이 목숨을 잃는 아픔이 있었다.
더욱이 전날 파리에 이어 브뤼셀에서 테러가 발생함으로써, 유럽 주요 국가의 수도가 테러의 목표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테러리스트들이 역과 공연장, 관광지 등 인구 밀집 지역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테러를 피할 곳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파리, 런던, 베를린, 스톡홀름 등 유럽 국가의 주요 수도는 대부분 테러의 표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때문에 유럽이 2008년 금융위기 충격에서 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에도 경제가 아닌 치안이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요국 선거에서도 치안 문제는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기 총선 전 3차례 테러를 당한 영국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는 과반 달성에 실패하는 등 참패했다. 야당은 메이 총리가 내무부 장관 시절 추진한 경찰력 축소가 테러로 이어졌다고 공세를 퍼부었고, 국민은 이를 사실로 받아들였다. 지난 프랑스 대선에서도 막판 치안 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치안 강화'를 외치는 각국의
[장원주 기자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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