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 시베리아를 잇는 제2송유관 공사의 최대 난관으로 꼽힌 눈강 지역 공사가 마무리됐다고 헤이룽장 다칭시가 12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연말부터 동시베리아산 원유가 송유관을 통해 중국 내륙으로 직접 공급될 전망이다.
이 송유관은 러시아 동시베리아 유전지대와 중국을 잇는 두번째 노선이다. 타이셰트(Taishet)에서 접경지대인 스코로보디노까지 연결된 러시아구간에 중국측 접경인 모허에서 다칭시까지 중국측 구간 942km를 잇는 사업을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산하 송유관 자회사가 시공을 맡아왔다. 중국신문사는 "눈강 공사로 송유관 골격이 완성됨에 따라 연말부터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송유관이 정식 개통되면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매년 1500만t에 달하는 원유를 수입하게 된다.
지난 2011년 개통된 중-러간 제1 송유관과 함께 이번 제2 송유관은 양국의 에너지협력을 상징하는 사업으로 평가받아왔다. 두 노선을 합칠 경우 중국은 해상 유조선에 의존하지 않고 내륙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를 연간 3000만t씩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100일치 사용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이 러시아와 송유관 연결에 사활을 건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에너지 안보.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미군과 충돌이 발생하거나 중동산 원유 수입길목인 말라카해협을 미해군이 봉쇄할 경우 중국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하지만 최고 우방인 러시아와 육상 송유관을 확보하면 이와 같은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다.
둘째는 동북지역의 에너지난이다. 헤이룽장성을 비롯한 동북지역은 철강 등 중화학 공업이 발달해 에너지수요가 많지만, 자체 유전은 이미 수명이 다하고 있다. 따라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이 바닷길을 멀리 돌아오는 중동산 석유 수입에 비해 경제성과 안정성이 더 높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북핵문제 등을 이유로 중국,러시아에 각을 세우고 있어 에너지를 매개로 한 중-러 연대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중국은 시베리아 노선 외에도 복수의 송유관 노선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얀마와 윈난성 쿤밍을 잇는 송유관이 정식 개통됐다. 벵골만에 접한 미얀마 차우퓨항으로 들어온 원유를 총연장 771㎞ 송유관을 통해 중국 서부지역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하면 이란 등 중동지역에서 출발한 유조선이 미해군 영향력 하에 있는 말라카해협을 거치지 않고 인도양을 통해 중국까지 석유를 수송할 수 있다. 중국은 이 송유관을 통해 연간 2200만t의 원유를 수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중국은 2009년 최초의 국제 송유관인 카자흐스탄~중국 송유관을 개통했고 2011년엔 러-중간 제1 송유관을 완공했다. 이와함께 파키스탄 동부와 중국서부 카스를 잇는 가스송유관 건설도 추진 중이다.
한편 중국 거시경제 정책 주무부처인 발전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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