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78도까지 치솟은 트레일러 안에 불법이민자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잔뜩 태우고 죽음의 질주를 한 '트레일러 참사' 운전자 제임스 매슈 브래들리 주니어(60)가 24일(현지시간) 종신형 또는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혐의로 기소됐다고 CNN이 이날 전했다.
사망자 수가 총 10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사망자들은 냉방장치가 고장 난 뜨거운 트레일러에 갇혀 질식, 호흡곤란, 뇌손상 등을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건을 공조 수사 중인 미 이민세관국(ICE)과 국경세관보호국(CBP), 경찰은 불법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 조직이 관련된 범죄로 판단하고 있다.
운전사는 아이오와에서 텍사스주 브라운스빌까지 트레일러를 운전하기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 토머스 호먼 ICE 국장대행은 당초 트레일러 안에 100명 이상이 있었다는 생존자의 증언을 전했다. 발견된 39명 외에 중간에 탈출했거나 다른 차로 이송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희생자들이 멕시코와 과테말라 출신이며 뗏목을 타고 국경을 넘어온 것으로 추정했다.
한 생존자는 "밀입국시켜주는 대가로 1만2500페소(약 700달러)를 줬다"면서 "미국에 도착하면 5500달러를 더 주기로 돼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NBC 방송이 보도했다. 트레일러에 물이나 음식은 없었다. 여기저기서 물을 달라는 비명이 터져 나왔고 아이들은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짐칸의 냉방장치는 고장났고 4개의 환기구는 모두 막혀 있었다. 이 때문에 짐칸 벽에 있던 한 개의 작은 구멍을 통해 차례로 숨을 쉬어야 했다.
사람들이 차벽을 두드리며 살려달라고 소리쳤지만 차는 멈추지 않고 240㎞를 달렸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인 두 시간 남짓이었다. 그러나 극심한 탈수와 열사병 증세로 이미 8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쓰러진 뒤였다. 병원 치료 중 2명이 더 숨졌다.
운전사는 수사 과정에서 "화장실에 가려고 주차할 때까지 사람들이 타고 있는 줄 몰랐다"며 "사람들이 고기처럼 바닥에 차곡차곡 포개져 있었다"고 말했다. 운전자는 사망자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서도 911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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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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