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가 10년만에 처음으로 독자발행한 국채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전세계적인 초저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익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고위험 고수익'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2023년 만기 이라크 국채에 모집액인 10억달러(약 1조 1300억원)보다 6배가 많은 66억달러가 몰렸다. 이 때문에 이라크 정부는 당초 목표했던 금리 7%에서 0.25%p를 낮춘 6.75%에 채권을 발행했다. 금리가 낮아졌다는 것은 채권의 가격이 높아졌다는 것으로 이라크정부로서는 유리한 자금유치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WSJ는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국가로 꼽히는 이라크가 국채발행에 성공한 것은 상징적"이라며 "이는 투자자들이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쫓는다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이라크의 국채 발행은 '국가 부도'까지 몰렸던 그리스가 3년 만에 국채를 팔아 30억달러를 조달한 지 열흘 만이다. 지난 1월 이라크가 국채를 발행하기는 했지만 미국이 100% 보증한 것이었다. 앞서 지난 6월 국가신용등급이 정크 수준인 아르헨티나도 100년만기 국채를 통해 27억5000달러를 조달했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초저금리 속에 수익에 목마르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재건에 대한 기대가 투자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산유국인 이라크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라크군이 자국 도시인 모술을
앤서니 안토넬리 그레이록 캐피털 디렉터는 "이라크는 경제 개혁도 꾸준히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모술에서 IS를 물리쳤다"며 "국제 유가 상황도 몇달전에 비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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