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연쇄 테러가 오랜 시간의 기획물임이 드러났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스페인 연쇄 차량테러에 가담했다가 체포된 모하메드 훌리 셰말(21)이 처음으로 법정에 섰다. 22일(현지시간) 마드리드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그는 "수개월 동안 기획됐으며 세계적 명소에 폭탄을 터뜨리는 것이 애초 계획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최소 2달 전부터 테러 계획을 알고 있었다"며 "바르셀로나에서 차량돌진 테러를 자행하기 바로 전날 알카나르 주택 폭발 사고가 발생하자 애초보다 계획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셰말은 이날 1시간 15분가량 진행된 심리에서 수사판사에게 자신들이 저지른 연쇄 차량 테러보다 훨씬 큰 규모의 공격을 계획했음을 시인했다고 EFE통신이 전했다. 그는 폭발물을 이용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같은 스페인 관광 명소를 공격하려고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셰말은 당시 폭발사고 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환자복에 팔에 붕대를 두르고 법정에 출두했다. 경찰은 이를 보고 테러범들이 고성능 액체폭탄을 제조하다가 부주의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 중이다.
구체적인 법정 진술이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스페인 경찰이 이미 발표한 바로는 피의자들이 이슬람국가(IS)의 테러리스트들이 흔히 사용하는 고성능 액체폭탄을 제조해 차량에 싣고 군중이 모인 장소로 돌진시켜 폭발시키는 수법이나 자살폭탄 조끼를 착용한 뒤 폭발시키는 테러 등을 기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에 출석한 나머지 두 피의자는 모하메드 알라(27)와 살라 알 카리브(34)다. 알라는 테러범들이 거주해온 소도시 리폴의 자택에서 체포됐으며, 캄브릴스 차량테러에 이용된 아우디 A3 승용차의 차주다. 경찰에 사살된 사이드 알라와 알카나르 폭발사고에서 숨진 유세프 알라와는 형제다. 경찰은 이들 외에 8명의 테러범이 체포작전에서 사살되거나 알카나르의 주택 폭발사고에서 숨졌다고 알렸다.
10대 청소년과 20대 초반 청년 등 총 12명으로 구성된 집단의 연쇄 테러극은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의 운전자로 지목된 유네스 아부야쿱(22)이 지난21일
스페인 당국은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선전한 점에 주목해, 이번 테러를 저지른 일당과 IS와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제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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