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광고회사인 영국의 WPP 주가가 광고 발주 하락 영향으로 11% 가량 급락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이 온라인 광고를 흡수하면서 고객을 빼앗긴 게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2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23일 WPP 주가는 주당 14.20 영국 파운드로 전날 주당 15.94 파운드에서 10.9%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는 영국 FTSE100지수 포함 종목 중 지난 1998년 이래 가장 큰 하루치 하락폭이다.
매출 추세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올해 2분기 총매출은 0.3% 성장해 38억 파운드(약 5조5000억원)를 기록했으나, 지난 1분기 성장률 3.6%와 비교하면 3.3%포인트 하락했다. 기업 인수합병·신규투자·철수 등에 따른 변화를 제외한 매출 동향을 평가하는 동일 조건(LFL) 매출은 올해 2분기 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WPP는 연간 순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2%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이 온라인 광고를 대거 흡수한 데 따른 구조적 결과라는 평가다. FT는 다수 기업이 이제 WPP 같은 광고대행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IT 기업과 거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주요 기업들의 광고 발주가 급감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WPP의 가장 큰 고객인 유니레버와 프록터앤갬블(P&G) 그룹이 광고 예산을 삭감할 예정이다.
이날 증시에선 WPP와 경쟁하는 광고대행사들의 주가도 동시에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옴니컴그룹의 주가가 7.0%, 퍼블리시스의 주가가 2.8%의 하락폭을 보였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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