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DOE·Department of Energy)가 자신들이 지원하는 과학자들에게 연구과제 설명에 존재하는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와 같은 단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날조된 거짓말이라는 음모론을 지지해왔다. 과학기술계는 "지구온난화를 뒷받침하는 수많은 논문과 과학자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환경보호청장, 에너지부 장관 등에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들을 입각시켰다.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만든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기도 했다.
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최근 DOE 산하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는 연구비를 지원한 제니퍼 보웬 노스웨스턴대 교수에게 과제제안서에 있는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단어를 삭제할 것을 요청한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보웬 교수는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 요인이 해수에 어떤 영향을 파악하는지 연구할 계획이었다. 보웬 교수는 학술지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메일은 진짜"라며 "이전에 미국 농업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만큼 충격적인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달 초 가디언은 미국 농업부가 문서에서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단어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으며 농업부는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되자 네이처는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와 DOE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지만 대답을 하지 않거나 부인했다. 또한 DOE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라는 단어를 금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리조나대의 스콧 살레스카 교수 역시 지난 24일 DOE로부터 관련 내용이 적힌 이메일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사이언스는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고 난 뒤 미국 과학기술계가 좌절감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사이언스에 따르면 이미 미국 정부는 웹사이트에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언급을 줄이고 있으며 과학자들이 관련 학회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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