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들의 도 넘은 '안보 불감증'이 논란이 되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에 떨어지는 등 긴장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방위산업박람회, 군 공항 이전, 방위비 증강 등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 집회가 잇따라 열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표현의 자유는 존중해야 하지만 일본 일부지역에선 대피령까지 내린 긴박한 분위기 속에 안보와 직결된 사안까지 '적폐'로 모조리 몰아 부치는 사회분위가 염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29일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 2017'에 대한 조직적 저항을 선언했다. 참여연대는 전날 올린 글에서 "무기 전시회의 목적은 군비경쟁과 전쟁으로 돈은 버는 것임으로 옳지 않다"며 "무기박람회가 살상무기를 거래하기 위한 죽음의 시장이며, 이에 대한 저항의 목소리를 드러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시회는 10월17~22일 6일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규모 방위산업 전시회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이 주최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행사다. 전 세계 방위산업 매출 상위권 대기업들을 비롯해 25개국 약 200여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주최측은 국내 최대의 방위산업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에어쇼 등을 통해 북한에 우리 전투기술을 과시하는 무력시위 효과도 간접적으로 있다. 북한의 잇딴 도발로 인한 안보위기 속에서 선진국의 방위기술 교류와 정보교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시민단체의 현장시위 계획 등 '어깃장 놓기'에 주최측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이 행사에 일부 시민단체들이 난입해 찬물을 끼얹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국제앰네스티, 남북평화재단, 전쟁없는세상 등 시민단체와 다국적 해외 평화활동가들이 참여한 'ADEX 저항행동'은 리셉션장에서 피케팅 시위를 벌이거나 '스트림' 가면을 쓰고 전쟁 피해자들 모습을 연출해 관리직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관계자는 "전시회는 방위 산업 교류의 장으로 국내 수출업체들의 판로를 틔워주고, 관련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일부 시민단체들이 '살인 기술 거래'의 장으로 매도해 행사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고 염려를 표했다. 전시회 주최 측은 경찰과 관할 구청의 협조를 얻어 돌발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다.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일대에서 시민단체가 개최한 각종 집회도 '안보 불감증'을 실감케 했다. 이날 오전 11시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국방부 맞은편에 위치한 전쟁기념관 앞에서 집회를 열어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전투비행장 이전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정책설명회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이 안에 대한 주민 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했지만 이들은 '결사반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집회에선 여당소속 지자체장이 직접 연사로 나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국방부 탓으로 돌리는 볼썽사나운 장면도 연출됐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오늘 새벽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는 등 국방부에 문제가 많다"며 "무능한 국방부장관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채 시장은 "어디 한낱 200년짜리 도시인 수원이 유구한 역사의 화성에 자의대로 군 공항을 보내려 하느냐"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어 오전 12시 국방부 정문 앞에서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회원들이 184차 평화군축집회를 열고 사드 추가배치 중단과 군비감축을 주장했다. 집회에서 한 참석자는 "한미연합훈련을 비롯해 동아시아 분쟁을 부추기는 그 어떤
[유준호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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