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어마'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됐지만…美당국 여전히 '긴장'
미국 재난 역사상 가장 많은 650만 명의 주민을 대피하게 한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의 위력이 11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열대성 폭풍'(tropical storm)으로 약해졌습니다.
그러나 '어마'가 들이닥친 플로리다 주(州) 일부 지역에는 여전히 300㎜ 넘는 호우와 2m 가까운 폭풍해일이 덮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재난 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또 어마가 북상하면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일부에 홍수경보가 발령됐고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플로리다 서부 연안의 인구 밀집지역 탬파에서는 물이 빠지면서 주민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미 언론이 전했습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와 국립기상청(NWS) 등에 따르면 최고 풍속 시속 130마일(210㎞)의 카테고리 4등급 허리케인으로 전날 미 본토에 상륙한 어마는 육지에 들어오면서 세력이 급격하게 약화했습니다.
허리케인은 카테고리 1∼5등급으로 나누며 숫자가 높을수록 위력이 강합니다.
전날 오후 2등급으로 내려간 허리케인 어마는 이날 새벽 2시께 시속 85마일(137㎞)의 바람을 동반한 1등급으로 떨어졌으며, 이날 오전에는 풍속 시속 65마일(105㎞) 수준의 열대성 폭풍으로 바뀌었습니다.
허리케인은 풍속이 시속 75마일(121㎞) 아래로 내려가면 열대성 폭풍으로 분류됩니다.
현재 어마의 중심은 탬파 북쪽 160㎞ 지점에 있으며 시간당 30마일(48㎞)의 진행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습니다.
어마의 정확한 진로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플로리다에 이어 조지아 주 일부 지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앨라배마와 테네시 주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무를 뿌리째 뽑고 주유소 지붕을 날아가게 한 강풍의 위력은 잦아들었지만, 세력은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열대성 폭풍급의 바람은 플로리다 전역 400마일(650㎞)에 걸쳐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마의 중심부가 강타하면서 큰 피해가 우려된 탬파에는 1.8m 높이의 폭풍해일이 일었지만 이날 오전에는 해안에서 물이 빠진 상태입니다.
탬파에서 해일 피해가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간 어마의 강풍이 물을 바다 쪽으로 밀어냈기 때문으로 기상 당국은 분석했습니다.
국립기상청은 어마가 많은 비구름을 머금고 있어 플로리다 펀핸들과 조지아 남부에는 최고 380㎜의 호우가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플로리다 잭슨빌은 1964년 허리케인 '도라' 이후 반세기 만에 폭풍해일을 경험했습니다.
찰리 래트엄 잭슨빌 시장은 "이런 해일을 본 적이 없다"고 미 언론에 말했습니다.
밥 버크혼 탬파 시장은 "얼굴에 정면으로 주먹을 얻어맞는 일은 가까스로 피했다. 다행히 우리는 매우 잘 견뎌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플로리다 주 인명피해는 사망자 3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바람이 잦아들면서 본격 수색이 진행되면 인명피해가 늘 여지도 있습니다.
미 언론은 어마와 직접 관련된 사망자는 1명이고 다른 2명은 교통사고 사망자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어마가 휩쓸고 간 카리브해 섬나라에서는 27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쿠바에서도 10명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현재 플로리다 전역에서 최대 620만 가구가 정전된 상태다. 잭슨빌 주민 대다수가 암흑 상태에서 밤을 지새웠습니다.
플로리다 전력 당국은 현재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주민 수가 1천만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미 3위 전력회사 플로리다파워라이트(FPL)는 "역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규모 정전 사태"라며 "복구에 몇 주가 걸릴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플로리다 67개 카운티에서 573개 대피소가 마련돼 15만5천여 명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플로리다 재난 당국은 이재민 수가 22만 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플로리다 주 방위군 등은 날이 밝으면서 구조와 수색작업을 개시했습니다.
어마가 북상하면서 플로리
국립기상청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 홍수경보를 발령했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수면 수위가 1m가량 높아졌다.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도 열대성 폭풍 주의보가 발령됐으며, 일부 학교는 휴교령이 내려졌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