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소프트뱅크, 우버, 리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합종연횡 경쟁을 벌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에 100억달러(약 11조3440억원)의 투자와 함께 지분(17~22%) 매입을 추진 중이다. 또한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우버의 경쟁사인 리프트에 10억달러(약 1조1344억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중국의 디디추싱, 싱가포르의 그랩, 인도의 올라, 브라질의 99, 러시아 얀덱스 등 세계 각국의 1위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지분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을 선점하려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먼저 우버 지분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우버 지분 일부를 우버에서 직접 매입하고 나머지는 우버의 임직원과 투자자들로부터 공개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딜이 성사되면 소프트뱅크는 우버의 최대 주주가 된다.
손 회장은 지난 8월 일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율주행 기술 부상으로 차량공유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미국은 매우 크고 중요한 시장이며 우버와 리프트에 관심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소프트뱅크가 우버에게 대폭적인 가격 인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버 시장 가치는 690억달러(78조2460억원)에 달하는데 소프트뱅크는 우버의 기업가치를 이보다 30% 가까이 낮은 500억달러(56조7000억원)로 잡고 지분 인수를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인수 딜이 깨진다고 하더라도 손 회장은 우버에 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미국 모빌리티 시장을 잡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자율주행차 회사 웨이모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알파벳도 리프트에 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리프트의 존 지머 공동창업자는 "10억달러를 추가로 조만간 가까운 곳에서 투자받을 수 있다"고 말해 성사 가능성은 높다. 최근 우버에 맞서 점유율을 끌어 올린 리프트는 알파벳의 투자로 글로벌 진출,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리프트는 아직 미국 내에서만 서비스 중이며 곧 캐나다 진출이 예정 돼 있
알파벳이 리프트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이유도 역시 '모빌리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알파벳은 우버의 주주이기도 하지만 웨이모는 현재 우버와 소송중이다. 두 기업의 관계가 악화되자 리프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는 등 윈윈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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