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앞으로 다가온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이변이 없는 한 세바스티안 쿠르츠 국민당(OeVP) 대표 겸 외무장관의 승리가 예상되면서 그의 정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쿠르츠는 '원더보이' 정도를 뜻하는 '분더부치(Wunderwuzzi)'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물 위에서 걸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자'라는 의미도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습니다.
올 8월 만 31세가 된 쿠르츠 장관은 5월 라인홀트 미터레너(61) 부총리 겸 국민당 대표가 물러나면서 당 대표직을 넘겨받았습니다.
그는 22세 때인 2009년 당 청년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발을 디뎠는데 2011년 내각에 입각하면서 당내에서 일찌감치 차기 당을 이끌 리더로 인정받았습니다.
미터레너 전 부총리가 당을 이끌 때만 해도 사회민주당(SPOe)과 연립정부를 꾸리고 있던 국민당은 극우 자유당(FPOe)에도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등 지지율이 바닥을 쳤지만 쿠르츠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지지율 1위에 올라섰습니다.
이달 14일 여론조사에서는 국민당이 33%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자유당과 사민당이 각각 25%, 24%로 다투고 있습니다.
정치판을 흔든 공천 전략, 난민 반대 여론을 반영한 우클릭 정책에 준수한 외모까지 더해지면서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을 흡수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쿠르츠는 최근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 그라츠 유세에서 넥타이를 매지 않은 흰 셔츠 차림으로 단상에 올라 "10월 15일은 이 나라가 바뀌는 날이다"며 "이제 솔직해져야 한다. 바뀔 때가 됐다"며 변화를 강조했습니다.
쿠르츠는 정치 신인들을 대거 공천했습니다.
중증 신체장애가 있는 전직 장대높이뛰기 선수, 오스트리아 무도회인 '비엔나 볼' 창립자 등 정치와는 무관해 보이는 사람들이 출마했습니다.
선거 캠페인 포스터에서는 국민당 이름을 지웠습니다.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극우 정치인 외르크 하이더 이후 가장 대중적인 정치인이라는 평가도 받습니다.
하지만 쿠르츠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오랜 기간 오스트리아를 이끌었던 중도 우파 국민당의 색깔을 극우 자유당에 가깝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반이민 정서를 자극하면서 자유당 지지층을 흡수하고 있어 '외르크 하이더 2.0' 버전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쿠르츠가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더라도 총리가 되려면 연정이 불가피한데 지금까지 연정을 꾸리며 갈등을 빚은 사민당 대신 극우 자유당을 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2000년 총선에서 제1당이 된 국민당은 사민당 대신 사민당과 동수 의석을 차지한 자유당과 연정을
당시 자유당 당수가 외르크 하이더였는데 연정 파동은 하이더가 물러나면서 일단락됐습니다.
바이츠 시의 국민당 지역 위원장인 안드레아스 킨스키는 AFP통신에 "자유당은 그때도 나쁜 파트너가 아니었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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