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축전에 조롱거리 된 싱가포르 첫 여성대통령
싱가포르 헌정 사상 첫 여성대통령이 된 할리마 야콥(63)이 북한 정권의 축하 메시지 때문에 조롱의 대상이 됐다고 현지 언론이 16일 보도했습니다.
2013년 싱가포르 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이 되면서 '유리 천장'을 깬 스타 정치인으로 등극한 할리마는 소수인종을 배려한 대통령 선거방식 덕에 투표 없이 싱가포르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싱가포르 헌정 사상 첫 여성대통령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일각에서는 대통령 직선제를 기본으로 하는 싱가포르가 투표 없이 대통령을 선출한 데 대한 비판여론이 적지 않았습니다.
중국계가 다수인 싱가포르는 1991년 직선제 도입이후 대통령 자리가 중국계에 집중되자 지난해 장기간(30년 또는 대통령 임기 5회) 대통령이 배출하지 못한 소수 인종에게 단독 입후보 권한을 주도록 헌법을 고치고, 말레이계에 첫 혜택을 줬습니다.
말레이계 출신인 할리마는 1959년 이후 장기집권 중인 인민행동당(PAP) 사무총장인 리셴룽(李顯龍) 총리의 지명을 받아 국회의장이 됐고, 이번 대선에서도 출마선언 후 리 총리의 지지 속에 사실상 경쟁자 없이 낙승하면서 비판론자들의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그런 할리마가 지난 13일 당선되자 현지 풍자전문 매체 '뉴 네이션'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싱가포르 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는 제목의 풍자 기사로 무투표 대통령 선출을 비꼬았습니다.
특히 이 매체는 "북한은 팩스로 보낸 축하 서한에서 위대한 지도자께서 국민의 화합을 위해 특정 인종집단에서 의무적으로 리더를 뽑게 한 싱가포르 시스템에 감명을 받았다"고 조롱했습니다.
민주적 투표를 거치지 않는 양국의 상황을 조롱한 이 풍자 기사는 북한이 실제로 할리마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
현지 인터넷 매체인 코코넛츠 싱가포르는 이에 대해 "풍자가 현실이 됐다. 사람들은 지도자에게 만장일치의 지지를 보내는 특정 국가와 싱가포르의 유사성을 꼬집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