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가 조성 중인 여성기금에 57억엔(564억원·미화 5천만달러)을 거출해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쟁 범죄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한일 위안부 합의에는 마지못해 10억엔을 낸 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아베 총리는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방카에 57억엔 지원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에서의 '국제여성회의(WAW) 2017'에서 이방카 백악관 선임 고문이 설립에 관여한 여성기업가 지원기금으로 5천만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히고 "이방카씨가 주도한 기금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이 세계에서 여성활약의 기치를 높이 들어 강한 지도력을 발휘해 갈 것을 결의한다"며 "세계의 여성들이 일어서면 빈곤을 비롯해 세계의 다양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이런 행보를 두고,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일에 앞서 2일 일본을 방문한 이방카를 적극적으로 지지함으로써 미일 우호 무드를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본은 '여성이 빛나는 사회'를 강조하며 2014년부터 매년 세계 여성 리더들을 초청, '국제여성회의'를 개최해왔다.
그러나 일본에서 작년 정규직 여성의 임금 평균은 남성 평균의 73% 수준에 그쳤고, 관리직(간부)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3.0%로 영국(36.0%), 독일(29.3%) 등보다 훨씬 낮았을 정도로 여성에 대한 처우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아베 총리의 이러한 '친(親)여성' 코스프레는 여성이 피해자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사과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 메시지를 편지로 전달할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다"고 말해 일본 안팎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위안부 소녀상을 둘러싼 갈등 국면에서는 "(위안부 합의로) 10억엔을 냈으니 한국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방카는 국제여성회의 강연을 통해 "여성의 완전한 노동 참여는 사회를 강하게 해 번영을 시킬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은 자기 만족에 머물러선 안되며 모든 외국의 개혁에 대해서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방카는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의 정부에 합류한 이유와 관련, "여성이 활약할수 있는 사회를 실현시키기 위해 정권에 들어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5개국 순방 일정과는 달리 이방카는 일본만 방문하며, 이에 일본 정부는 이방카를 극진하게 대
일본 정부는 이방카의 동선에 대규모 경호 요원을 파견하고 있으며, 이날 밤 아베 총리가 직접 이방카에게 만찬을 대접할 예정입니다.
일본 언론매체들도 이방카의 방일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방카는 전날 저녁 도쿄의 일본 전통 가이세키(會席) 요리를 먹었다는 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함께 올리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