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짧게 만나 인사를 나눴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와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다낭에서 개막한 APEC 정상회의 기념촬영 행사장에서 만나 악수한 뒤 잠깐 담소를 나눴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인사를 나눈 뒤 주최국인 베트남 민족의상을 입고 하는 기념촬영에서 그의 오른편에 서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촬영 뒤에는 푸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 뒤 헤어졌습니다.
이날 두 정상의 조우는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별도의 미-러 정상회담이 열릴지를 두고 두 나라 당국자들이 서로 엇갈린 발표를 내놓으며 혼선이 빚어지던 가운데 이루어졌습니다.
앞서 이날 새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별도의 공식 양자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베트남 도착 직전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푸틴 간) 공식 회동 계획은 없으며 그러한 회동을 기대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양국 정상의 일정이 맞지 않아 공식회동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러나 트럼프와 푸틴 대통령이 APEC 회의에 함께 참석하는 만큼 행사장에서 조우해 인사를 주고받는 수준의 비공식 접촉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미국 측의 공식 발표에도 러시아 크렘린궁은 아직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엇갈린 발표를 내놓았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아직 분명한 것은 없다. 회담 조율을 위해 계속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상회담을 둘러싼 양국 이견은 지난해 미 대선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 의혹으로 크게 악화한 두 나라 간 갈등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앞서서도 미-러 양측은 APEC 기간 내 양자회담 가능성에 대해 계속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PEC 회의에서) 푸틴과의 회동이 있을 수 있다"면서 "러시아가 북한 문제에서 우리를 도울 수 있기 때문에 푸틴은 아주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지난 4일 푸틴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면서 실제 회동이 이뤄지면 두 정상이 북한 정세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9일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APEC 정상회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해 중국을 방문 중이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같은 날 "공식 양자회담에 대해 어떤 합의도 없었다"면서 "문제는 우리가 대화를 할 만한 충분한 거리가 있느냐"라고 정상회동 의미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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