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서부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2주째 확산해 인근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소방당국과 미 방송에 따르면 LA 북부 실마 카운티와 서부 부촌 벨에어에서 발화한 크릭 산불과 스커볼 산불은 80%의 진화율을 보이며 잡히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피해를 낸 벤추라 산불은 북서부 해안도시 샌타바버라 쪽으로 번지며 여전히 강한 기세로 타오르고 있다.
LA 북서쪽 벤추라에서 지난 4일 가장 먼저 발화한 토머스 산불의 진화율은 아직 15%에 불과하며 현재까지 탄 면적은 17만 에이커(약 690㎢)로 서울시 전체 면적보다 크다. 이 지역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주민 8만8000여 명이 대피했다.
최초 발화 지점인 샌타폴라와 벤추라에는 대피령이 해제됐으나 불길은 샌타애나 강풍을 타고 북서쪽으로 점점 번지고 있다. 특히 불길은 관광도시로 유명한 샌타바버라 쪽으로 번져 소방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샌타바버라 주는 주민 대피령을 새로 발령했다.
소방당국은 "샌타바버라 중심으로 향하는 곳에 있는 카핀데리아, 몬테시토 지역이 불길에 휩싸였다"며 "이 지역에 많은 작은 협곡이 일종의 굴뚝효과를 일으켜 불이 협곡을 타고 번져나가는 양상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기상청은 "새로 산불이 번진 지역은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이라며 "LA와 벤추라 지역에 산불경보가 계속 내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속 80km의 강풍이 다시 불어 불길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벤추라 산불 피해 지역을 방문한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에서 산불은 일상이 돼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다"며 "십수 년간 이런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인력과 식생을 관리할 자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어쩌면 크리스마스 때까지 화마와 맞서 싸워야 할지 모른다"며 사투 중인 소방관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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