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새 대북제재 결의…석유제품 90% 차단·北노동자 송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2일(현지시간) 대북 유류(油類) 제재를 한층 강화하는 제재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휘발유·경유·등유를 아우르는 석유 정제품 공급량을 사실상 바닥 수준으로 줄이고, '달러벌이' 해외파견 노동자들을 2년 이내 북한에 귀환 조치토록 했습니다. 그 자체로도 북한에 타격을 가하겠지만 '최후의 카드'로 꼽히는 원유 제재의 '턱밑'까지 진전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안보리는 이날 오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을 담은 '대북제재결의 239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한 지 24일 만입니다. 대북 결의안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4번째다.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속도를 내면서, 그만큼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가속이 붙었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응한 2006년 1718호를 시작으로 1874호(2009년), 2087호·2094호(2013년), 2270호·2321호(2016년), 2356호·2371호·2375호(2017년)에 이은 10번째 제재결의안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직접 당사국'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해 새 제재결의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주유엔 대표부 박철주 차석대사는 "기존 대북제재 체제를 보다 보완하고 강화하는 조치들을 도입한 결의 2397호의 채택을 환영한다"며 "북한은 불법적인 핵무기 개발로 안보를 모색할 수 있다는 그릇된 시각을 버리고 건설적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박 차석대사는 그러면서 "제재는 그 자체로서 목적이 아니며, 평화적·외교적·정치적 해결 방안으로 북한을 복귀시키기 위한 효과적이고 유용한 도구"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결의안의 핵심은 '유류제재' 및 '북한 노동자 송환' 조치입니다
정유제품 공급량은 연간 20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줄어듭니다. 지난 9월 채택된 '제재결의 2375호'를 통해 450만 배럴에서 200만 배럴로 반 토막이 난 상태입니다.
당초 450만 배럴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두 차례 결의안을 통해 90%가량을 차단하는 셈입니다.
원유 공급의 상한선으로 '연간 400만 배럴'을 명시했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현재 연간 400만 배럴이 북한에 공급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현행 대북 공급량을 동결하되, 구체적으로 수치를 명시한 셈입니다.
회원국의 대북 원유 공급량 보고도 의무화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의 추가 도발 시 사실상 유류 제한을 강화하는 조치를 명문화했습니다. 추가 핵실험이나 ICBM급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곧바로 유류제재 수위를 높이겠다는 일종의 '트리거' 조항에 해당합니다.
'달러벌이'로 해외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24개월 이내에 송환됩니다.
애초 미·중 협상을 거친 최종 수정안(블루텍스트·blue text)에서는 12개월 이내로 시한을 못 박았지만, 러시아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표결을 앞두고 막판에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규고용·계약연장을 금지한 기존 제재결의와 비교하면 북한 노동자 파견의 종료 시점을 다소 앞당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40여 개국에 최소 5만 명, 최대 10만 명을 파견해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밖에 ▲ 산업기계, 운송수단, 철강 등 각종 금속류의 대북 수출을 차단하고 ▲ 북한의 수출금지 품목을 식용품·농산품·기계류·전자기기·토석류·목재류·선박 등으로 확대하며 ▲ 기존 수산물 수출금지와 관련해 '조업권 거래금지'를 명문화하고 ▲ '해상 차단' 강화 조치로서 제재위반이 의심되는 입항 선박의 동결·억류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북한 인사 16명이 블랙리스트(제재 명단)에 추가됐습니다. 14명은 해외에 있는 북한은행 대표들이며, 나머지 2명은 미사일 개발의 주역으로 손꼽히는 노동당 군수공업부 리병철 제1부부장과 김정식 부부장이다. 단체로서 '인민무력성'이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은 블랙리스트에 추가되지 않았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추가 도발은 그 이상의 추가적인 제재와 고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평
우하이타오(吳海濤)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핵·미사일 도발을 자제하라는 국제사회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북한에 촉구하면서 북핵 이슈의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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