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로 이름을 날렸던 완다그룹이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완다그룹은 지난해 공격적인 해외 투자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궜지만 해외 자금 유출을 원치 않았던 중국 당국의 미운털이 박힌 이후 사세가 급속히 기울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최근 완다그룹 계열사인 완다인터넷과기는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완다인터넷과기 인사 부문 담당자는 펑파이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6000여명 직원을 300명 수준으로 줄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최근 직원 10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담을 실시하고 해고 통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완다인터넷과기는 완다그룹의 계열사로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터넷 금융 등 사업을 하고 있는 IT 회사다.
일각에서는 완다그룹 전체적으로 자금 압박을 받고 있어 계열사부터 대규모 직원 해고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013년 이후 완다그룹은 그동안 부동산 개발로 벌어들인 자금을 신규 계열사 설립하는데 투자했고, 문어발처럼 늘어난 계열사를 통해 해외 투자에도 공격적으로 나선 바 있다. 완다그룹은 비상장 관계사까지 포함해 50여개 이상의 기업을 지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완다그룹이 미국 대형 극장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등 해외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의 제재를 받기 시작했다. 당시 해외 자금 유출 단속에 나선 중국 당국은 완다그룹과 같은 M&A 큰 손들이 '해외 투자 규정'을 어긴 것으로 보고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바 있다. 당국에 찍힌 완다그룹은 중국 본토 사업에서 난항을 겪기 시작했고, 설상가상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마저 다소 침체되자 수익 악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이 "현재 2000억위안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올해 매출도 2000억위안 이상 올릴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시장에
중국신문망 등 중국 주요 매체들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완다그룹의 재무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계열사인 완다시네마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며 "문어발식 경영과 무리하게 진행된 M&A 여파가 완다그룹을 옥죄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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