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기밀을 넘긴 이유로 수감생활을 하다 풀려났던 전직 러시아 스파이가 영국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독성물질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동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4일 오후,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CCTV에 포착된 남녀 한 쌍.
두 사람은 곧 인근의 벤치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됩니다.
영상 속 인물은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아입니다.
두 사람은 확인되지 않은 독성물질에 노출돼 쓰러졌다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위독한 상태입니다.
▶ 인터뷰 : 사건 목격자
- "벤치에서 아파 보이는 남성과 바닥에 누워있는 여성을 봤습니다. 둘 다 꽤 아파 보였어요."
스크리팔은 2006년 영국에 러시아 정보기관 인물들의 신원을 넘긴 혐의로 기소돼 13년형을 선고받았다가, 2010년 미국과 러시아 간 스파이 맞교환 때 풀려나 영국으로 이주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누군가 스크리팔에게 마약류 진통제인 '펜타닐'을 주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는데, 소량 복용만으로도 사망할 수 있어 암살용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당국은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의심하면서, 개입이 확인된다면 오는 6월에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에 불참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인터뷰 : 보리스 존슨 / 영국 외무장관
- "전 세계 어떤 정부든지 영국 땅에서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려고 시도한다면 제재나 처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러시아가 사건 연루 의혹을 부인한 가운데, 영국과 러시아의 외교전으로 비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MBN뉴스 이동화입니다. [idoido@mbn.co.kr]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