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임할지 안 할지를 아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에서 경질설을 일축하면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한 말이다. 그동안 장관직 수행에 강한 애착을 드러냈던 틸러슨 장관이 13일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해고 통지서'를 받았다. 틸러슨 장관 입장에선 아프리카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이를 두고 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진행했던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에서 남긴 유행어 "넌 해고야(You're fired)" 방식의 해임이 현실에서 실제상황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 등이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전 장관이 아프리카를 순방 중이던 지난 9일 메신저인 존 켈리 비서실장을 시켜 경질을 통보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켈리 비서실장은 구체적인 교체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다고 한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미언론이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틸러슨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통해 공개적으로 해고 통보장을 받은 꼴이 됐으며, 그마저도 경질 사유에 대해선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후 2시를 넘겨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고별 기자회견에 나선 틸러슨 전 장관은 정오가 좀 지나서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원만하고 질서있는 이양'을 강조한 뒤 국무부와 국방부, 미국민 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틸러슨 전 장관은 통화 사실을 언급할 때조차도 '미
손을 번쩍 들어 인사를 한 뒤 쏟아지는 질문을 뒤로 한 채 현장을 떠난 그의 퇴장으로 지난 13개월여간 이어져 온 두 사람의 '불편한 동거'도 막을 내렸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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