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경제난으로 디폴트 위기에 처한 베네수엘라가 브라질 국영은행에 진 2억7400만 달러 규모의 채무를 갚지 못해 결국 부도처리됐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AOL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브라질 국영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에 대한 채무 9억100만 헤알(약 2억7400만 달러)의 상환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BNDES는 브라질 재무부가 운영하는 수출보증기금(FGE)을 통해 부도의 손실을 보전 받는 절차에 들어갔다. 수출보증기금과 연계된 보험 지급 절차까지 고려하면 이번 부도로 브라질 정부는 10억 헤알(3억190만 달러) 가량의 손실을 떠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BNDES는 1990년대 말부터 베네수엘라 정부에 차관을 제공해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우고 차베즈 대통령 재임 시절인 지난 2002년부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그 뒤를 이은 현재까지 BNDES에 진 전채 채무의 50% 가량을 갚았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앞으로 BNDES에 갚아야 할 채무 규모는 여전히 31억5000만 헤알(약 9억5000만 달러)에 육박한다고 AOL은 지적했다.
이번 부도는 살인적 인플레이션, 미국의 제재로 악화된 불황 속에서 나날이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다가가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상황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지난해 베네수엘라는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피치로부터 각각 전면적 국가 디폴트의 바로 전단계인 '선택적 디폴트'(SD·Selective Default)와 '제한적 디폴트'(RD·Restricted Default)의 신용등급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이들 평가사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각각 2019년과 2024년 만기인 소버린 채권(신용등급이 높고 원금 손실 위험성이 낮은 채권)의 이자를 30일의 지급 유예기간 내에 갚지 못함에 따라 신용등급을 강등했다고 밝혔다.
지난 5년간 베네수엘라의 경제규모는 그 이전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15%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율이 1만3000%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이같은 극심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자국 석유자원에 기반한 가상화폐를 도입하는 방안까지 꺼내들었다. 세계 최대 규모 석유 자원 보유국이라는 점을 이용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금융거래 제재를 이겨내기 위한 방책이었다. 베네수엘라는 전체 수출의 9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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