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곤혹을 치르는 페이스북이 광고주들까지 잃는 위기에 처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공개 해명에도 좀처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미국 CNBC는 22일(현지시간) "데이터스캔들 이후 기업들이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빼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우버 헬만 브랜드 전략가는 이날 독일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브랜드의 안전과 데이터 보안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페이스북에 (광고) 캠페인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를 개발한 모질라도 페이스북 광고를 일시중단했다. 모질라는 이날 자사 블로그에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현재 페이스북의 기본 설정은 사용자의 데이터가 제3자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모질라 측은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보호 관련 정책을 강화할 때 까지 광고를 중단할 예정이다.
영국광고주협회(ISBA)는 이날 낸 성명에서 "페이스북의 데이터가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됐다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23일 페이스북 경영진과 직접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한 해명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페이스북의 해명이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사용자 개인정보가 정치활동가 등에게 허가 없이 넘어간 정황을 발견할 경우 광고를 중단할 수 있다고 ISBA는 경고했다.
광고대행사 M&C 사치의 데이비드 커쇼 CEO는 "페이스북은 데이터 활용을 통해 목표를 정확하게 잡는데 있어 놀라운 매체력을 지녔지만 그 데이터들이 특히 정치적인 맥락에서 남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형 기업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들에 대한 광고주들의 압력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저커버그 CEO에 이어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사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샌드버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은 규제에 대해 열려있다"며 "각국과 규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 너무 입
하지만 규제를 환영한다는 페이스북의 입장이 실효성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워싱턴 정치도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규제에 환영한다고 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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