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력지 르몽드가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리비아로부터 거액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는 니콜라 사르코지(63) 전 프랑스 대통령에 비유했습니다.
이 둘은 비슷한 시기 집권해 임기가 대부분 겹치며 양국간 정상회담과 G20(주요 20개국) 외교무대 등을 통해 여러 차례 회동한 인연이 있습니다.
르몽드는 24일자(현지시간) 도쿄 특파원발 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을 전하면서 그가 "아시아의 사르코지'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사르코지는 2007년 대선 직전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2011년 사망) 측으로부터 거액의 검은돈을 받아 대선자금으로 쓴 혐의로 프랑스 사정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르몽드는 "2008∼2013년 대통령을 지낸 보수진영 출신의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2007년 대선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의 선거유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우연의 일치인지,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모델이 됐던 사르코지가 피의자가 된 다음 날인 22일 서울의 자택에서 체포됐다"고 전했습니다.
사르코지는 지난 20∼21일 파리 근교 부패범죄수사대(OCLCIFF)에서 이틀간 경찰의 강도 높은 심문을 받았고, 법원은 경찰조서를 검토한 끝에 예심 개시 결정을 내렸습니다.
프랑스에서 예심은 기소 직전 단계로, 수사판사들이 보강수사를 지휘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법원의 예심 개시로 사르코지의 신분은 용의자에서 범죄 피의자로 전환됐습니다.
사르코지에게는 특정 국가들로의 여행금지령이 내려졌고, 수사 선상에 오른 다른 9명의 피의자·참고인과 접촉도 일체 금지됐습니다. 비록 불구속 상태지만, 법원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통제를 받고 있습니다.
사르코지 외에도 리비아의 검은돈 수뢰 의혹과 관련해 프랑스에선 클로드 게앙 전 내무장관 등 프랑스 중도우파(공화당)의 유력자들이 줄줄이 수사 선상에 올라있습니다.
사르코지와 리비아 독재정권과의 결탁 의혹을 5년가량 내사해온 프랑스 사정 당국은 레바논계 프랑스인 사업가로부터 자신이 리비아 측의 돈을 받아 사르코지 측에 500만 유로(66억원)를 대선 직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앞서 탐사보도 매체 메디아파르는 수년 전 리비아가 사르코지 측에 5천만 유로(660억원 상당)을 주기로 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확보해 보도한
카다피는 2011년 장기집권과 철권통지에 반발해 일어난 반정부 시위로 권좌에서 물러나 은신 중 사살됐습니다. 당시 프랑스를 비롯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은 리비아의 반정부 시민군 지원차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사르코지는 리비아 건 외에도 2∼3건의 불법 대선자금 스캔들에 휘말려 검찰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