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결혼 관계가 아닌 남녀 사이에서 태어나는 아이의 수가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프랑스, 아이슬란드의 경우 혼외출산율이 전체의 60%를 육박했다. 이는 결혼을 꺼리는 젊은층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지표로, 결혼제도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공식통계기구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 2016년 EU 28개 회원국과유럽자유무역연합(EFTA) 4개국 중 혼외출산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국가가 10개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EU 내에서 혼외출산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프랑스로, 신생아의 59.7%, 즉 10명 가운데 6명 꼴로 혼외출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다음으로는 불가리아와 슬로베니아의 혼외출 비율이 각각 58.6%로 2위를 차지했고, 에스토니아(56.1%). 스웨덴(54.9%), 덴마크(54.0%), 포르투갈(52.8%), 네덜란드(50.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EFTA 4개국 가운데서는 아이슬란드의 혼외출산 신생아 비율이 69.6%로 집계돼 유로스타트가 조사한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노르웨이도 56.2%로 절반을 넘었다.
그리스 등 일부 국가들의 경우 혼외 출산 비율이 비교적 낮긴 했지만 2000년 대비로 보면 스웨덴을 제외하고 유로스타트가 조사한 모든 유럽 국가들에서 혼외출산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특히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혼외출산 신생아 비율이 급격히 늘었다. 키프로스는 2000년 혼외출산 신생아 비율이 2.3%였으나 지난 2016년엔 19.1%로 8배 이상으로 늘었고, 몰타, 이탈리아의 경우도 3배
이는 유럽에서 결혼을 꺼리는 젊은이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의 혼외출산비율 평균이 40%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프랑스나 아이슬란드와 같은 국가들의 경우 혼외출산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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