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페북보다 구글이 더 위험

페이스북 데이터 게이트가 터지자 많은 전문가들은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하는 “구글은 어떤가?”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구글도 데이터 수집 검증을 피해갈 수 없을 듯 하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이 수집하는 정보의 양, 추적 범위, 체류 시간 등을 따져봤을 때 페이스북보다 구글이 정보 유출 측면에서 우려가 더 크다며 "구글이 훨씬 큰 위협(far bigger threat)"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을 요청한 구글 직원의 말을 인용해 "내부에서 구글이 다음 타깃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WSJ는 "구글은 2016년 서비스 약관을 변경해 수집 정보를 구글 계정의 개인 식별 정보와 합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검색 기록, 설치한 앱, 나이나 성별 같은 자료를 통해 실생활에서 쇼핑한 자료까지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구글은 4000명에 이르는 데이터 브로커들과 협력해 심지어 임신, 이혼, 다이어트 관련 정보까지 알고 있는 상황이다. WSJ는 "맞춤형 광고를 하기 위해서 데이터 브로커들이 이 정보를 보험업자나 기업, 관심 있는 누군가에게 팔 수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청문회에서 화제가 됐던 '그림자 프로필(shadow profile)'도 구글이 페이스북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림자 프로필은 계정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을 의미하는데 구글 애널리틱스는 미국 대기업 절반가량이 사용하고 도달 범위가 3000만~5000만 사이트에 달한다. 즉, 로그인을 하든 하지 않든, 구글 계정을 갖고 있든 갖고 있지 않든 이용자를 추적한다는 것이다.
구글은 유럽에서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개인정보 보호 규정인 '일반 개인정보보호법(GDPR)'으로 인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GDPR은 EU 시민권자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넘겨주던 관행을 엄격하게 규제하는데 위반 시 과징금이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4%까지 부과될 수 있다. 구글은 인터넷 이용자 10억 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손에 쥐고 광고사, 온라인 출판사 등 제3자 공유를 허용해왔는데 이번 GDPR 법으로 영업에 직격타를 맞을 수도 있다.
미 온라인 출판업 단체인 디지털콘텐트넥스트(Digital Content Next)의 제이슨 킨트 회장은 "구글이 지메일(Gmail)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온라인에서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이는 커다란 위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