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남부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 '크림교'가 현지시간으로 어제(15일) 1차 개통됐습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림교 자동차 도로 개통을 축하하는 이날 기념식에 참석해 직접 러시아제 '카마즈' 트럭을 몰고 처음으로 다리를 건넜습니다.
일상복 재킷과 청바지 차림의 푸틴은 30여 대의 트럭과 건설 장비 행렬의 맨 앞에서 트럭을 운전하며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와 크림반도의 케르치를 잇는 19km 길이의 다리를 16분 만에 주파했습니다.
그는 운전 뒤 트럭에서 내려 크림반도에서 열린 교량 건설 기념집회 및 연주회에 참석했습니다.
푸틴은 집회에 모인 크림 주민과 건설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축하 연설에서 "러시아는 제정 시절부터 이 교량 건설을 꿈꿔왔다"고 상기시키면서 건설 노동자들의 뛰어난 능력으로 역사적 위업으로 평가될 훌륭한 다리가 예정보다 서둘러 완공됐다고 사의를 표했습니다.
지난 2016년 2월부터 본격 건설이 시작된 크림교는 당초 올해 말까지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6개월 정도 앞당겨졌습니다.
러시아는 물론 유럽에서 가장 긴 교량으로 알려진 크림교 건설에는 69억 루블(약 1천20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교량을 따라 건설된 왕복 4차선 자동차 도로는 하루 4만 대 수송 능력을 갖췄습니다.
자동차 도로와 나란히 건설되고 있는 2차선 철로는 내년에 개통될 예정입니다.
러시아의 크림교 건설은 크림반도에 대한 영유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됩니다.
볼로디미르 그로이스만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크림교 개통에 대해 "크림을 일시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 점령세력은 국제법을 무시하며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3월 16일 그때까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러시아 귀속 지지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를 해 반도를 병합했습니다. 주민투표에서 96.7%가 러시아 귀속을 지지했음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자국 영토에 대한 강제 점령으로 규정하고 줄기차게 영토 반환을
크림에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돈바스 지역)에서도 러시아로의 귀속을 요구하는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의 무장 항쟁이 일어나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군대를 파견해 분리주의 반군 진압에 나섰으나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반군과 휴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