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지난 10년동안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전지기기 제조업체 4곳과 사용자 정보를 포함한 데이터 공유 파트너십을 맺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국가안보 위협요인으로 지목한 이후에도 이 회사와 데이터를 공유해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 2007년부터 전자기기 제조업체 60곳과 데이터 공유 파트너십을 맺어왔는데, 이 중에서는 미국 정부가 스파이 장비를 생산하는 것으로 의심한 화웨이를 비롯해 레노보, 오포, TLC 등 중국 기업 4곳도 포함됐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이 60개 기업 중 절반과는 파트너십 관계가 중단됐고 화웨이와도 올해 이번주 중으로 제휴관계가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중국 기업 3곳과의 파트너십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페이스북이 이같은 데이터 공유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은 지난 2007년부터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하던 당시 페이스북은 모바일 사용자를 유인하기 위한 전략으로 휴대폰 제조업체들에 사용자 데이터 접근 권한을 부여했다. 페이스북은 "당시에는앱스토어가 없어 운영체제 및 장치 제조업체와 직접 협력해야 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데이터가 화웨이 서버로 저장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노출됐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은 "화웨이는 전세계 3위 휴대폰 제조업체이며 우리 말고도 미국의 다른 IT 기업들도 중국 제조업체들과 협력해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미 '캠브리지 애널리티카'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신뢰를 잃은 페이스북에 대한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2012년 화웨이를 국가안보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바로 데이터 공유 파트너십을 중단하지 않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 마크 워너 의원은 "페이스북이 화웨이와 TCL 같은 중국의 기기 제조업체에 데이터 접근 권한을 제공했다는 사실은 법적인 우려를 자아낸다"며 "페이스북은 기기에 저장된 사용자 정보가 어떻게 중국 서버로 전송되지 않을 수 있는지 설명하라"고 주장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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