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필리핀서 마약·총기 소지혐의로 체포…`셋업범죄` 피해 가능성

한국인 60대 남성이 필리핀에서 마약·총기 소지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외교부는 "지난 10일 필리핀 클락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우리 국민이 총기 및 마약 추정 물질을 반출하려는 혐의로 체포됐다"고 13일 밝혔다. 외교부는 "해당 남성은 자신의 여행가방에서 발견된 총기와 마약이 자신이 것이 아니며, 어떤 경위로 가방 안에 들어가게 됐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남성은 강력하게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동행인으로부터 이른바 '셋업 범죄'를 당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셋업 범죄는 현지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범죄 형태다. 주로 본인이 모르게 마약이나 총기류를 짐 사이에 숨긴 뒤 한패인 경찰관이 체포하고 돈을 뜯어내는 방식이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현지 한인회에 피의자에 대한 통역을 요청하고 필리핀 경찰당국을 접촉해 인권보장과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대사관 직원은 피의자를 면회해 보석 신청 및 공판 절차를 안내하고 경찰 수사과정을 참관했다. 한국 경찰 당국은 해당 남성이 범죄의 가해자로 의심하고 있는 동행인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필리핀 현지에는 한국 경찰청 소속 코리안 데스크(한인 사건 전담 경찰관)이 상주하며 현지 한인 관련 사건에 대한 현지 경찰의 수사를 지원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