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활동을 펼치는 비정부기구(NGO)의 난민 구조선이 가까운 이탈리아 항구가 봉쇄된 탓에 또 지중해에서 표류 중입니다.
스페인 NGO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이하 프로악티바)는 리비아 인근 공해 상에서 지난 2일 아프리카 난민 87명의 목숨을 구했으나, 여전히 입항할 항구를 찾아 리비아 근해를 떠돌고 있다고 3일 밝혔습니다.
프로악티바가 이날 구조한 난민 대부분은 내전이 진행 중인 수단 출신으로, 이들은 조악한 고무보트에 몸을 실은 채 50여 시간을 바다에서 사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구조선이 접근하자 리비아로 다시 끌려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무작정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구조 주체가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아닌 NGO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안도했다고 프로악티바측은 말했습니다.
프로악티바는 "본국에서는 박해, 리비아에선 고문, 바다에서는 오랜 여정을 감내한 난민들에게 다소의 인간애나마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수용할 나라가 정해지지 않은 탓에 이들의 운명은 여전히 유동적입니다. 프로악티바는 스페인을 포함해 여러 나라에 이들 난민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는지 타진하고 있습니다.
난민선을 들어오지 못하도록 항만을 봉쇄하는 등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프로악티바의 난민 구조 소식에 "이탈리아만 아니면 어떤 곳으로든 갈 수 있다"며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프로악티바의 난민 구조선은 앞서 지난달에도 이탈리아 정부의 항만 봉쇄 방침에 가로막혀 지중해에서 구조한 난민들을 리비아 연안에서 지척인 이탈리아 대신 스페인으로 2차례 데려간 바 있습니다. 스페인은 최근 집권한 중도 좌파 정부가 난민에 포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편, 입항이 봉쇄된 프로악티바 난민 구조선과는 달리 리비아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출발한 난민선은 당국의 경계를 뚫고 속속 이탈리아에 도착하고 있습니다.
13척의 배에 나눠 탄 튀니지인 135명은 이날 이탈리아 최남단 섬 람페두사에 상륙했습니다. 하지만, 살비니 장관은 "튀니지와의 협정에 따라 이들 모두는 향후 며칠 내로 튀니지에 송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또 최근 사르데냐 섬 남부 해안에서 알제리
이탈리아에 들어오는 난민들은 이탈리아가 작년 7월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난민밀입국업자 단속 활동을 지원한 이래 80% 이상 감소했으나, 튀니지, 알제리 등에서의 난민 유입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