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발생한 이탈리아 교량 붕괴 사고의 수색이 더디게 진행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속속 전해지는 생존자들의 증언은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고정수 기자입니다.
【 기자 】
뚝 끊어진 이탈리아 '모란디 다리' 절단면에 녹색 트럭 한 대가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차량 운전자는 붕괴 사고 직전, 추월 차량 때문에 속도를 늦췄는데 앞차들이 모두 사라지자 극적으로 차를 멈춰 탈출했습니다.
▶ 인터뷰 : 이드리스 / 붕괴 사고 목격자(현지시간 15일)
- "무너진 다리 끝에 보이는 녹색 트럭의 운전자는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일 것입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다리 조각들이 뜻밖의 완충 역할을 해 추락하고도 가벼운 부상만 당한 전 축구선수의 일화도 전해졌습니다.
극적인 생존 소식이지만, 200m나 되는 붕괴 다리 조각과 추락한 수십 대의 차량이 얽힌 현장의 처참함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구조 작업은 진척이 더딥니다.
사망자는 이틀째 39명으로 집계됐고, 20여 명에 달하는 실종자는 생사 확인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고 원인이 인재였을 가능성은 정치권에 의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루이지 디 마이오 / 이탈리아 부총리 겸 노동산업 장관
- "교량 관리 회사와 당국이 의지를 갖고 유지 관리를 적절히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교량 관리회사에 약 2천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교량 운영 사업권을 회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고정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