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비밀편지, "줄 생각이 없다면 오지 말라"는 투였다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기꺼이 무언가를 줄 생각이 없다면 오지 말라"
로이터통신은 30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보낸 '비밀편지'의 말투가 "기꺼이 무언가를 줄 생각이 없다면 오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미국 정부의 한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의 편지는 당초 예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방북을 취소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리는 "북한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정보 및 국방 관리들은 북한의 핵포기에 깊은 불신을 표해왔으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도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내진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관리들은 북한이 미국 측엔 협상 무산 위기를 경고한 반면 한국 정부와는 별도의 합의 도출을 시도하면서 한미동맹의 균열을 꾀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북한은 미북정상회담 이후 평화 기조를 이어가는 듯했으나 의견 차이로 점점 엇갈리고 있다. 북한은 종전선언이 선행돼야 실질적 비핵화 조치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고 미국은 핵 리스트 신고부터 하라고 응수하고 있다.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곧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그 이후 '종전선언 전(前) 핵무기 폐기'를 요구함에 따라 북한이 '약속 불이행'으로 간주, 점점 적대적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김 부위원장의 편지에는 이전과 같이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미국이 눈에 보이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며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미국도 폼페이오 장관을 보내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디지털뉴스국 문성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