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을 큰 표차로 선출돼 2021년 9월까지 총리를 맡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는 의원내각제인 일본 정치 시스템에서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관행에 따라 총리직을 계속 맡게 됐습니다.
개표 결과 아베 총리는 국회의원표 405표, 당원표 405표 등 810표 가운데 68.3%인 553표(의원표 329표, 당원표 224표)를 얻어 큰 표차로 승리했습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54표(의원표 73표, 당원표 181표)를 얻는 데 그쳤습니다.
아베 총리의 임기는 오는 2021년 9월까지 3년입니다.
현재 중의원의 임기도 2021년 10월인 만큼 아베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으면 앞으로 3년간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번 총재선거 압승으로 장기집권 기반이 공고해짐에 따라 그는 평소 정치적 소명으로 내세웠던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에 박차를 가하고 군비 확충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베 총리는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 및 교전권 보유를 금지한 현행 평화헌법 개정에 대해 반대여론이 강한 만큼 일단은 이들 조항을 그대로 두고 자위대 설치 근거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전쟁가능한 국가로의 개헌과 군비 확충에 대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이 반발하면서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한 방미 일정(오는 23~28일)을 마친 뒤 다음달 초에 내각 및 당직 개편을 통해 개헌 추진 등을 위한 전열을 재정비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총재선거 승리로 총리직을 계속 맡게 됨에 따라 통산 총리직 재임일수에서 내년 11월 가쓰라 다로(桂太郞·1848∼1913) 전 총리(2천886일)를 누르고 최장기를 기록하게 됩니다.
이번 총재선거는 6년 만에 열렸습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총재선거에서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시바 전 간사장을 겨우 눌렀습니다.
2015년에는 아베 총리 단독으로 출마해 무투표로 총재를 연임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기간 동안 2012년 12월 재집권 이후 5년 9개월에 걸쳐 경제가 호전됐고 외교무대에서도 존재감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헌법 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헌 추진 방침도 강조하며 곧 소집될 가을 임시국회에 당의 개헌안을 제출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습니다.
이런 호소와 조직력 등을 배경으로 아베 총리는 당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細田)파 등 5개 파벌의 지원을 끌어내고 당원표도 절반 이상 확보하며 일찌감치 선거전 판세를 장악했습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역경제의 잠재력을 최대한 살려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의원 표심을 잡는데 주력했습니다.
아베 총리 부부가 연루된 모리토모(森友), 가케(加計) 학원 스캔들을 겨냥해 '총리 관저의 신뢰 회복'을 호소했지만 아베 총리가 구축한 철옹성을 넘는 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준으로 2006년 1차 집권
가쓰라,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1975, 2천798일),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 2천720일), 요시다 시게루(吉田茂·1878∼1967, 2천616일) 전 총리에 이어 재임일수 5위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