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 대선에서 야권 연합 후보인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54)가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이변이 연출됐습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몰디브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개표 결과를 인용해 솔리 후보가 전날 치러진 대선투표에서 13만4천616표(58.3%)를 얻어 9만6천132표(41.7%)를 획득한 압둘라 야민 대통령을 크게 앞섰다고 보도했습니다.
몰디브 외무부 당국은 "몰디브 민주당(MDP)의 솔리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습니다.
앞서 솔리 후보는 개표 작업이 마무리되던 전날 자정께 로이터통신에 "개표가 92% 진행된 가운데 득표율 16%포인트 차로 승리했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이번 선거가 준) 메시지는 크고 뚜렷하다"며 "몰디브 국민은 변화, 평화, 정의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몰디브의 유권자는 26만2천 명이며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89.2%에 달했습니다.
투표는 전날 오전 8시부터 몰디브 전역에서 시작돼 오후 7시에 끝났습니다. 애초 마감 시간은 오후 4시였으나 투표자가 몰린 가운데 전산 결함 문제가 겹쳐 3시간 연장됐습니다.
이번 선거는 재선을 노리는 야민 대통령과 솔리 후보의 '양강 대결'로 압축돼 진행됐습니다.
친중국 성향의 야민 대통령은 그간 경제 개발과 중국 지원을 통한 인프라 건설 등을 추진했습니다.
반면 솔리 후보는 민주주의 회복과 부패 척결 등을 약속했습니다. 그는 야민 대통령과 달리 인도와 서방 국가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 구도이기는 했지만 선거 전부터 야민 대통령의 승리가 점쳐지는 분위기였습니다.
야민 대통령의 정적 대부분이 감옥에 갇혀 있거나 해외 망명 중이라 선거가 여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치러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몰디브 정부는 최근 외신 취재를 막기 위해 외국 기자에 대한 비자 발급 요건을 강화하고 야당 선거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는 등 야민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여러 '부정 선거 방안'이 동원됐습니다.
하지만 솔리 후보는 이 같은 각종 악조건 속에서도 민심을 얻는 데 성공,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솔리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몰디브에서는 2008년 이후 세 번째로 민주적 선거에 의한 정부가 탄생하게 됩니다.
몰디브에서는 1978년부터 2008년까지 30년간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이 사실상 '독재 정치'를 폈습니다.
2008년 몰디브 최초 민주적 대선에서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가윰 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종식했습니다.
2013년에는 야민 대통령이 결
솔리 후보는 1994년 당시 30세에 국회에 입성한 뒤 지금까지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전문 정치인입니다.
그는 나시드 전 대통령의 가까운 친구이며 나시드 전 대통령과 함께 다당제 도입 등에 함께 힘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