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 유혈 전쟁' 과정에서 논란이 된 초법적인 처형 문제로 국제사회의 비판과 처벌 움직임에 직면한 필리핀이 국제형사재판소(ICC) 탈퇴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현지 일간 더 필리핀 스타가 오늘(9일) 보도했습니다.
자아메 빅토르 레다 네덜란드 주재 필리핀대사는 현지시간으로 8일 헤이그에서 열린 로마 규정(국제형사재판소 설립을 위해 1998년에 제정된 규정) 당사국 총회에서 이런 뜻을 밝혔습니다.
레다 대사는 성명을 통해 "필리핀의 ICC 설립을 위한 로마 규정 탈퇴 결정은 인권을 정치 도구화하는데 대한 대응"이라며 "우리 독립적인 기관은 국민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불만과 문제들에 대한 관할권을 제대로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ICC 탈퇴와 관련해 이번 총회에서 나오는 어떠한 합의나 일괄적인 결의를 숙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취임 후 '마약과의 유혈 전쟁'을 진두지휘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5천명이 넘는 마약사범이 재판 없이 현장에서 사살됐습니다.
국제사회는 재판 과정 없이 자행된 이러한 '초법적 처형'을 강력하게 비판했고, ICC는 이에 대한 예비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필리핀은 '초법적 처형' 문제로 국제소송에 휘말릴 공산이 커지자 지난해 3월 전격적으로 ICC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1년간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내년 3월에는 필리핀의 ICC 탈퇴가 현실화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