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당국에 체포됐다 끝내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 그의 가족들이 북한을 상대로 1조 원이 넘는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아들 사망으로 인한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보상하라는 건데, 북한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최은미 기자입니다.
【 기자 】
2016년 1월 북한으로 여행 갔다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억류된 오토 웜비어.
17개월 만에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된 후, 엿새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 인터뷰 : 프레드 웜비어 / 아버지(지난 5월)
- "북한은 아들을 오랫동안 정치적 담보로 삼았고, 더 이상 가치가 없어졌을 때, 시체가방에 넣어 우리 가족에게 보냈습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북한 정부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웜비어의 가족들이 무려 1조2,400억 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청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액과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금, 경제적 손실액, 위자료가 포함된 액수란 겁니다.
웜비어 가족 측은 "더 많은 금액을 책정해 북한이 극악무도한 행동을 계속하면 더 큰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재판에서 승소한다 하더라도 북한이 배상금을 지급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소송이 제기된 후 재판부가 평양에 있는 북한 외무성으로 소장을 전달했지만, 북측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4일 열렸던 사전심리에도 북측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본 재판은 현지시각 내일 워싱턴 연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인데, 북한이 또 출석하지 않으면 추가 심리 없이 웜비어 측 주장만 검토해 판결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