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거대 통신기업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지난 1일 캐나다에서 체포된 후 캐나다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날로 거세지고 있습니다.
오늘(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어제 중국 랴오닝(遼寧)성 고급인민법원에서는 마약밀매 혐의를 받는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셸렌베르크에 대한 공개 재판이 진행됐습니다.
셸렌베르크는 마약을 밀매한 혐의로 지난 2016년 11월 랴오닝성 다롄(大連)시 중급인민법원에서 15년 징역형과 15만 위안(약 2천400만원)의 재산 몰수형을 받았습니다.
셸렌베르크는 이에 불복해 랴오닝성 고급인민법원에 항소했으며, 어제 진행된 재판은 이 항소심 재판이었습니다.
외국인에 대한 공개 재판은 매우 이례적인 데다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진행된 것이어서 중국 내외 언론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외교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외국인 피의자의 재판을 공개키로 한 것은 캐나다에 대한 중국의 노골적인 '화풀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더구나 랴오닝성 고급인민법원 재판부는 이 캐나다인에 대한 일심 판결이 너무 가볍다며 다롄시 중급인민법원에 재심을 명령했습니다.
어제 재판에서 검찰은 "일심 법원은 피고인의 범죄가 미수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해 가볍게 처벌했는데, 이는 적절하지 않으며 마약밀매에서 핵심 역할을 한 피고인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중국에서 헤로인 50g 이상이나 아편 1kg 이상을 밀거래하다가 걸릴 경우 사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마약밀매에 연루된 외국인에 대해 사형이 집행된 사례들이 있습니다.
셸렌베르크는 어제 랴오닝성 고급인민법원의 결정으로 일심에서 받은 15년 징역형보다 더 무거운 형벌을 받게 됐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결정이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한 캐나다에 대한 중국의 압박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인 멍 부회장은 지난 1일 캐나다에서 체포됐다가 12일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풀려났습니다.
이후 전직 캐나다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 등 캐나다인 2명이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중국 당국에 의해 체포되고, 의류업체 '캐나다 구스'가 중국에서 불매 운동을 당하는 등 캐나다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