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희귀종 야생 호랑이가 예비 파트너와 교배를 위한 첫 만남 도중 죽임을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동물원(ZSL)은 생후 10년 된 암컷 수마트라 호랑이 '멜라티'(Melati)와 7살짜리 수컷 '아심'(Asim)의 짝짓기를 시도했습니다.
이는 멸종위기종인 수마트라 호랑이의 개체 수를 늘리고자 추진되는 '국제 교배 프로그램'의 일환이었습니다.
수마트라 호랑이는 야생·사육을 합쳐 전 세계적으로 600∼700여 마리에 불과한 희귀종입니다.
두 호랑이 간 만남의 시작은 비교적 괜찮았습니다. 동물원 측은 열흘간 이들 호랑이를 사육시설 내 인접한 곳에 배치해 서로에게 적응할 시간을 줬습니다.
사육장에선 상대방에게 호감을 나타낼 때 내는 특유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고 합니다.
동물원 측은 이를 서로에게 관심이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실제 만남을 주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끔찍한 사고는 두 호랑이가 처음 대면한 이 날 아침에 발생했습니다.
이들은 순식간에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더니 이내 공격적인 본성을 드러냈습니다.
사육사들은 곧바로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 불꽃을 터뜨리는 등 응급조치를 취해 가까스로 아심을 제압해 격리했으나 멜라티는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육사들은 모두 망연자실했습니다. 동물원의 한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에 모두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다"고 비통해했습니다.
멜라티는 국제 교배를 위해 지난 2012년 호주 퍼스동물원에서 영국으로 옮겨졌습니다.
이후 미국 오하이오 애크론동물원에서 이송된 수컷 호랑이 '재재'(Jae-Jae)와의 교배에 성공, 3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최근 재재를 프랑스로 보낸 동물원 측은 지난달 29일 덴마크에서 아심을 데려와 이번 교배 프
사육사들은 아심을 암컷에게 매우 다정하고 자신감으로 가득한 호랑이로 평가해왔다고 합니다.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호랑이 사이의 교배는 조심스럽게 추진되나 항상 사고 위험이 높은 일로 간주됩니다.
동물원 측은 사고가 난 사육시설을 8일 하루 폐쇄하는 한편 아심을 돌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