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이른바 '브렉시트'(Brexit)의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이 총리는 현지시간으로 오늘(26일) 열릴 예정인 긴급 각료회의에서 다음 달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점을 뒤로 미루는 방안을 논의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사실상 영국 정부에서 브렉시트 연기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동안 브렉시트 연기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단호하게 거부해온 메이 총리의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오후 늦게 각료회의 결과를 의회에 통보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건 아니지만 브렉시트 연기 결정이 메이 총리에게는 중대한 정치적 도박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습니다.
브렉시트 연기가 여당인 보수당과 내각을 분열시킬 폭발력을 지닌 사안인 만큼, EU에 회의적인 보수당 인사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정된 브렉시트 시점까지 의회 내에서 합의안을 도출해내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데다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앞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도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를 최대 2개월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다음 달 12일까지 브렉시트 수정안에 대해 의회 동의를 끌어내지 못하면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공식 요청한다는 겁니다.
이는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하는 각료들의 잇따른 사임을 피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거론됐습니다.
한편 메이 총리는 다음 달 12일을 브렉시트 수정안에 대한 의회 표결
애초 이번 달 26일이었다가 2주 연기된 겁니다.
다만, EU는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연기를 희망한다면 2021년 말까지로 21개월 미루도록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상황에 따라선 브렉시트 연기 일정을 놓고 영국-EU 간 힘겨루기가 재현될 공산도 있어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