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이 오는 29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를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브렉시트 시점을 늦춘 뒤에 제2 국민투표를 개최하자는 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내놨습니다.
하원은 현지시간으로 어제(14일) 오후 의사당에서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시점 연기와 관련한 정부 결의안 및 의원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하원은 이날 테리사 메이 총리가 내놓은 정부안을 찬성 412표, 반대 202표로 210표차 가결했습니다. 정부안은 오는 20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한 뒤 그때까지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EU 탈퇴 시점을 6월 30일까지, 만약 통과하지 못하면 이보다 오래 연기한다는 내용입니다.
앞서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은 지난 1월 중순 첫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 이어 지난 12일 열린 제 2 승인투표에서도 큰 표차로 부결됐습니다. 지난 13일 열린 표결에서 하원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마저 거부하자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시점 연기 여부를 다시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안 가결로 오는 20일까지 열릴 브렉시트 합의안 제3 승인투표 결과에 따라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연기를 공식 요청할 계획입니다. 영국을 제외한 EU 27개 회원국이 이를 만장일치로 받아들이면 브렉시트 시점은 늦춰집니다. EU는 오는 21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이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하원은 이날 정부 결의안 외에 브렉시트를 연기한 뒤 제2 국민투표를 개최하자는 내용의 수정안은 찬성 85표, 반대 334표로 249표차 부결했습니다. 이 수정안은 보수당에서 탈당해 '독립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라 울러스턴 의원이 제안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6년 열린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4천650만 명 중 72.2%가 참가해 51.9%인 1천740만명이 'EU 탈퇴'에, 48.1%인 1천610만명이 'EU 잔류'에 표를 던진 바 있습니다.
한편 노동당의 힐러리 벤 의원 등이 제출한 수정안은 찬성 312표, 반대 314표로 가까스로 부결됐습니다. 이 안은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때까지 이른바 '의향 투표'(indicative vote)를 진행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예를 들어 메이 총리의 합의안을 포함해 '노 딜', 제2 국민투표, 노르웨이 모델 등 지금까지 제안된 여러 옵션에 대해 수차례 투표를 실시, 최종적으로 가장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는 방법을 찾는 방식입니다.
이를 위해 오는 20일 이후 의회 일정에 관한 권한을 정부가 아닌 하원의원에 부여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실상의 부총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은 "만약 (오는 20일까지) 합의안이 통과되지 못해 우리가 브렉시트를 (6월 말보다 더) 오래 연기해야 한다면 정부는 이후 2주간 하원이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