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살해 혐의를 받는 베트남 여성이 내일 말레이시아에서 재판을 받는데요.
이 여성은 범행 당시 한국의 몰래카메라 프로그램 촬영 중이었고, 김정남도 배우인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7년 2월, 김정남 살해 후 억울하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
흐엉은 당시 상황이 한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이른바 몰래카메라를 찍고 있는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고 조서를 입수한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흐엉은 사건이 있기 7주 전 자신을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 카메라맨으로 소개한 '미스터 Y'라는 남성에게 출연을 제안받습니다.
출연료는 1천 달러, 우리 돈 110만 원 정도를 받기로 합니다.
흐엉이 사전 리허설 중 액체를 바르는 장면에서 겁을 내자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김정남이) 촬영을 위해 고용한 배우"니 안심하고 발라도 된다고 지시합니다.
흐엉은 이후 실제로 김정남의 눈 부위 등에 노란색 기름을 바르는 작업에 성공한 뒤 기뻐하며 자리를 떴습니다.
화장실로 이동해 손을 씻은 흐엉은 손이 아프지 않아 액체가 독성물질인지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당시 액체는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였고, 김정남은 2시간 후 사망했습니다.
흐엉은 또 한동안 공항을 배회한 것은 출연료를 받기 위해 해당 남성을 찾아다닌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공범인 인도네시아 여성이 최근 석방된 후에도, 직접 범행을 저지른 흐엉은 계속 구금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MBN뉴스 국영호입니다. [iam905@mbn.co.kr]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