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을 신청해 대규모 실직 위기에 놓인 리먼 브러더스 직원들은 침통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이은 파산과 매각으로 월가는 실직 한파가 더 매섭게 몰아닥칠 전망입니다.
강나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한 직원이 굳은 표정으로 짐 상자를 들고 종종걸음으로 나옵니다.
양옆에 짐을 잔뜩 지고 나오는 또 다른 직원도 표정이 밝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리먼 브러더스 직원
- "(실례합니다만, 심경이 어떠세요?) 어떨 것 같소?"
158년 역사를 뒤로 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한 리먼 브러더스는 떠날 채비를 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앞날을 걱정하는 직원들로 분위기가 뒤숭숭했습니다.
직원 대부분은 자신이 실직 한파를 비켜가지 못할 것으로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듀오 아이 / 해고된 리먼 직원
- "모든 직원이 실직을 각오하고 있습니다. (심경이 어떠세요?) 충격적이죠. (예상했습니까?) 아니오. (당시 분위기는?)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모두 짐을 싸고, 연락처를 주고받았죠."
▶ 인터뷰 : 알킴바우드 / 해고된 리먼 트레이더
- "많은 헤드헌터들이 우리와 접촉했어요. 그래서 여러 가능성을 생각했죠. 리먼의 많은 직원이 오늘 해고됐습니다. 메릴린치도 며칠 내 대규모 해고가 벌어질 겁니다."
실제로 뉴욕의 한 구인·구직 전문업체는 리먼 직원의 75% 이상인 2만여 명이 길거리에 내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제는 리먼 브러더스와 메릴린치의 대규모 인력을 월가가 흡수할 여력이 없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금융불안 사태가 아직 진행 중이고 고용지표도 바닥을 친 게 아니어서 연말까지 월가의 대규모 실직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월가에서 올 8월에 해고된 인력은 전체 금융종사자의 5%인 9천3백 명에 달했습니다.
mbn뉴스 강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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