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중 정상은 이날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약 80분간 회담을 갖고 무역 협상 재개와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 잠정 중단에 합의했다.
이날 미중 정상회담에 이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대화는 기대 이상이었다"며 "미국은 추가 대중 관세 부과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이 미국산 농산품을 사들이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이 화웨이에 자사 부품을 다시 팔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세기의 협상으로 관심을 모았던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하면서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격화되는 최악의 상황은 일단 모면하게 됐다. 하지만 확실한 승리로 무역전쟁을 마무리 짓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굴욕'으로 해석될 수 있는 타결 방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시 주석의 입장은 여전히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중 통상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대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손 보고 5000억달러 규모의 대중 무역적자까지 축소하는 명분과 실리를 한꺼번에 챙기면서 완벽한 승리로 무역 전쟁을 마무리 짓는 모양새를 만들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반면 무역 분야에서부터 외교, 국방, 기술, 인권 등 분야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전방위적인 공세에 밀려 고전 중인 시 주석은 상당히 성의 있는 수준의 양보를 통해 미국과 갈등을 봉합하고자 한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은 국가의 존엄을 해치는 굴욕적 양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분명한 '마지노선'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시 주석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의 주권과 존엄에 관한 문제에서 중국은 반드시 자기의 핵심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담판은 반드시 평등과 상호존중을 기초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앞서 미중 무역협상 관련해 ▲고율 관세 전면 철폐 ▲중국의 실제 수요에 기반한 미국 상품 구매 확대 ▲국가의 존엄을 보장하는 균형있는 합의 등을 '3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미국은 미중 무역협상이 최종 타결이 돼도 중국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수 있다면서 중국의 합의 이행을 유도하는 장치로서 전체는 아니더라도 부분적으로 고율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펴고 있지만 중국은 양국이 동시에 완전히 고율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나아가 중국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미국
홍콩 봉황 TV는 "미중 간 대화가 다시 시작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하지만 이번에도 협상이 진행되다가 다시 통상 마찰이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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