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는 26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가 연율 2.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1.8~2.0% 수준을 소폭 상회하는 결과로 무역전쟁의 한복판에서도 아직까지 미국 경제가 우려보다는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하지만 미국의 성장세도 한풀 꺾였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국 2분기 성장률은 지난 1분기(3.1%)보다는 1%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1분기엔 재고 증가, 수입 감소로 인한 순수출 증가 등으로 인한 일부 '착시효과'가 존재했다.
이제 시장의 이목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30~31일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쏠리게 됐다. 앞서 연준은 이달 말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음을 시사했고 이미 시장은 0.25%포인트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날 2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웃돌긴 했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조기 해소될 가능성이 여전히 낮고 세계경제가 동반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연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0.25% 낮출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우세한 편이다. 이날 발표된 성장률 내용을 뜯어봐도 경기둔화 신호가 감지된다.
기업투자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설비 투자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인 비거주용 고정투자는 0.6% 증가에 그쳐 1분기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업투자와 주택 부문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수출은 5.2% 감소하고 수입은 0.1% 늘어나는 데 그치는 등 무역전쟁 여파도 심화된 모습이다.
반면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4.3%로 1분기(1.1%)에 비해 껑충 뛰었다. 기업들은 몸을 사리고 개인들은 지갑을 더 여는 분위기인 셈이다.
정부지출도 10년 만에 최대 폭(5%)으로 증가하며 성장률 제고에 보탬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개인 소비지출은 늘어난 반면 기업투자는 약화되는 등 신호가 혼재된 양상"이라며 "미국 경제는 낮은 실업률과 임금인상에 의해 지지되고 있지만 세계경제 둔화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미래 전망을 짓누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결과가 연준 금리인하를 되돌리진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리스크를 높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세에 의한 경기부양 효과가 잦아들고 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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