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A = 연합뉴스] |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회사간 합병에 대해 사전 논의가 진행됐다"며 양사간 "2000억달러 규모의 블록버스터급 합병이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두 회사는 당초 1847년 영국에서 세워진 필립모리스가 분사하며 세워진 기업들로 분리전 알트리아 그룹이라는 기업명으로 묶여 있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됐던 글로벌 담배제조업체였던 해당 기업은 2008년 미국내 규정과 소송 위험 등을 분산시키기 위해 지배구조 변경을 통해 알트리아와 PMI가 각각 미국과 글로벌 시장을 맡는 방식으로 분사했다. 이로 인해 '말보로' 등 유명 담배 브랜드에 대해 알트리아는 미국내 판권, PMI는 그 외 지역 판권을 가지고 있다.
양사는 두 회사중 한 쪽 주식에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는 동등 합병(비슷한 규모의 두 회사가 각사 지분을 포기한만큼 새 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취득함으로써 이뤄지는 합병)을 조건으로 협상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합병 비율은 PMI가 59%, 알트리아가 41%다. 전날 종가 기준 PMI의 시가총액은 약 1210억 달러이며 알트리아는 약 880억 달러다.
두 회사의 재결합 논의는 최근 수년간 전통 담배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기존 소비자들이 궐련형 전자담배 등으로 이동하는 등 시장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복안이다. 2년 전에도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가 레이놀즈 아메리칸사를 494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담배 공급업계를 재편하기도 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경영권과 새 회사명 등은 논의중이지만 수주 내에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양사 투자자 모두 각자의 이유로 이번 합병을 썩 반겨하는 눈치가 아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시장이 무대인 PMI의 투자자들은 미국내 강화되는 담배 규제와 소송 위험 등 분사 당시의 리스크가 그대로 재현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알트리아 투자자들은 합병 논의에서 자사 주식에 프리미엄이 붙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 큰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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