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주째 홍콩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홍콩 정부가 급기야 오늘(5일)부터 시위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긴급법을 발동하기로 했습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밤늦게까지 격한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보도에 노태현 기자입니다.
【 기자 】
검은 옷을 입은 군중 사이로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경찰관에게는 발차기뿐만 아니라 화염병도 날아옵니다.
시내의 한 지하철 역 입구에는 시뻘건 화염이 치솟습니다.
홍콩 정부가 오늘부터 '복면 금지법'을 시행한다고 발표하면서 분노한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 인터뷰 : 윌리엄 목 / 시위 참가자
-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금지는 말도 안 됩니다. '복면금지법'은 시민들을 더욱 화나게 하고 거리로 나오게 할 것입니다."
'복면 금지법'은 모든 공공 집회나 시위에서 마스크, 가면 등의 착용을 금지하는 법으로, 이를 어기면 최고 1년 징역형을 받게 됩니다.
52년 만에 긴급법을 발동하는 건데, 캐리 람 행정장관은 계속되는 폭력 상황을 막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캐리 람 / 홍콩 행정장관 (어제)
- "새 법은 복면을 하고 폭력적인 시위자들과 폭동을 진압하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경찰의 법 집행에 도움을 줄 것으로 믿습니다."
중국 당국은 폭력 범죄를 억제하고 사회질서를 회복하는 데 복면금지법이 도움될 거라며 홍콩 정부를 강력하게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사실상 계엄령에 가깝다며 시민들이 격하게 반발하면서 오늘 홍콩 시위를 앞두고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습니다.
MBN뉴스 노태현입니다. [ nth302@mbn.co.kr ]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