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년만에 유럽중앙은행(ECB) 수장 자리를 떠나는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마지막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유로존 경제 위협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로이터 = 연합뉴스] |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달 말 유로존 통화정책 수장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드라기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마지막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올 한 해 동안 약세를 보여온 유로존 경제가 2020년에도 하방위험 가능성에 직면해있다"며 구체적인 위험요인으로 세계 경제성장의 둔화, 브렉시트가 주는 불확실성, 독일 경기침체의 우려 등을 꼽았다고 전했다.
지난 2011년 11월 장클로드 트리셰에 이어 ECB 수장에 오른 드라기 총재는 지난 2012년 촉발된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남유럽 국가들이 연이어 재정위기를 해결한 주인공이다. 그는 무제한 국채매입프로그램 등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유로존 위기를 진정시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드라기 총재를 2012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 8년만에 유럽중앙은행(ECB) 수장 자리를 떠나는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마지막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유로존 경제 위협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로이터 = 연합뉴스] |
하지만 중앙은행의 궁극적인 목표인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흠결은 남아있다. 8년 임기 중 연평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2%에 불과하다. 지난달 CPI 상승률은 0.8%로 약 3년래 최저였다. 이는 ECB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훨씬 미달한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와 독일 경제 약화 등의 여파로 유럽 경제의 앞날은 밝지 않다. 통화정책 수단이 소진된 상황에서 이제 시장의 시선은 차기 총재를 향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유로화를 구하기 위한 드라기 총재의 싸움은 이제 끝에 도달했다"며
한편 드라기 총재는 후임자인 크리스티나 라가르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 대해 "따로 해 줄 조언은 없다"며 "그는 무엇을 해야 하고 말해야 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덕식 기자 /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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