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촉망받는 배우 아델 에넬이 영화감독 크리토프 뤼지아가 자신이 10대 초반일 때 지속적으로 자신을 성추행했다면서 그를 경찰에 정식으로 고소했습니다.
에델은 현지시간으로 26일 파리 근교 낭테르의 경찰 성범죄수사부서를 직접 찾아가 뤼지아 감독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고 르 몽드 등 프랑스 언론이 전했습니다.
에델은 프랑스의 오스카로 불리는 세자르 영화상의 여우주연상(2015년)과 여우조연상(2014년)을 모두 수상한 배우로, 프랑스의 차세대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재원입니다.
에델은 이달 초 탐사보도매체 메디아파르에 2002년 자신이 13살일 때 뤼지아 감독이 연출한 영화 '악마들'(Les Diables)에 처음 출연한 것을 계기로 뤼지아의 집과 국제영화제 참석 자리 등에서 수년간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습니다.
당초 에델은 프랑스에서 여성에 대한 성추행 사건이 수사에서 기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너무 적다면서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었지만, 입장을 바꿨습니다.
에델은 "공인으로서 사법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고발했다"면서 "수사가 시작됐으니 피하지 않고 모든 힘을 다해 끝까지 가보겠다"고 메디아파르에 밝혔습니다.
뤼지아 감독은 에델이 언론에 성추행 피해를 폭로한 직후에는 자신의 행동을 부인하다가 "애정을 표현한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이었을 줄은 몰랐다"면서 사과한 바 있습니다.
파리검찰청은 그러나 에델이 경찰에 고발하기 전에 이미 언론의 보도를 바탕으로 뤼지아를 상대로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혐의로 내사를 벌여왔습니다.
에델의 메디아파르 인터뷰는 프랑스 영화계에서 '미투'(#metoo) 운동을 다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에델의 폭로 이후 프랑스에서는 로만 폴란스키가 드레퓌스 사건을 다룬 역사물 '장교와 스파이'의 프랑스 개봉을 앞두고 폴란스키에 대한 비판론을 불러일으키는데 한몫을 했습니다.
폴란스키는 197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3살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플리바게닝)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듬해 미국을 떠나 40년 가까이 도피 중입니다.
사진작가 발랑틴 모니에는 지난 8일 일간 르 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10대
폴란스키의 신작 개봉을 앞두고 그의 성범죄 전력과 의혹이 다시 거론되자 예정됐던 출연 배우들의 방송과 잡지 인터뷰가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